간헐적 단식·시간제한식사(TRE)가 당뇨병 혈당과 체중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저혈당 위험과 약물 사용 시 주의점까지 최신 근거로 알아봅니다.
헛갈리는 당뇨병 시리즈 62
요즘 건강 이야기를 보다 보면 “16:8 간헐적 단식”이라는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
하루 24시간 가운데 8시간 안에서만 먹고 나머지 16시간은 굶으면 인슐린이 쉬고, 지방이 잘 타고, 혈당도 내려간다고 합니다. 어떤 설명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당뇨병이 있으면 먹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말합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이라면 솔깃할 만합니다.
“어차피 혈당은 먹으면 오르는 것 아닌겨? 근다면 안 먹는 시간을 늘리면 혈당도 덜 오르고 좋은 것 아닌겨?”
그런데 이 질문에는 서로 다른 문제가 한꺼번에 섞여 있습니다.
정말 오래 굶는 것 자체가 혈당을 좋게 만드는 것인지,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덜 먹기 때문인지, 체중이 줄어서 좋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늦은 밤 식사가 줄고 식사시간이 규칙적으로 바뀌기 때문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뇨병에서는 한 가지를 더 물어야 합니다.
현재 연구를 종합하면 시간제한식사(time-restricted eating, TRE)는 일부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실용적인 식사관리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복혈당과 체중에서는 개선 신호가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됩니다. 그러나 16시간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치료 기준이라는 근거는 없고, HbA1c와 CGM 지표, 장기 합병증까지 확실히 좋아진다고 말할 단계도 아닙니다.[1][3]
그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과장일까요?
하나씩 보겠습니다.
1. 간헐적 단식이 다 같은 단식인겨? — TRE부터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은 하나의 정해진 식사법이 아닙니다. 여러 형태의 단식을 묶어서 부르는 큰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걸러 섭취량을 크게 줄이는 격일 단식, 일주일 가운데 이틀의 섭취량을 제한하는 5:2 방식, 그리고 매일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음식을 먹는 시간제한식사(TRE)가 있습니다.[1]
이번 글의 주인공은 이 가운데 TRE입니다.
TRE는 무엇을 먹을지를 먼저 정하는 식단이라기보다 하루 중 먹는 시간을 일정한 범위 안으로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음식을 먹고 나머지 시간에는 열량을 섭취하지 않는다면 식사창(eating window)은 8시간, 공복시간은 16시간입니다. 흔히 말하는 16:8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TRE 연구에서 말하는 공복은 종교적 금식처럼 물까지 금하는 절대적인 금식과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연구와 프로그램에 따라 세부 규칙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열량 섭취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1]
그리고 TRE를 연구한 임상시험에서도 식사창은 한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2026년 Diabetologia에 발표된 무작위시험 메타분석에 포함된 연구들의 식사창은 하루 4~10시간으로 다양했습니다.[3]
따라서 첫 번째 오해는 여기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2. 16:8이 유명하던디, 꼭 16시간을 굶어야 하는겨?
인터넷에서는 16시간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생리학적 경계선처럼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6시간이 지나야 지방연소가 시작된다.”
“16시간부터 인슐린이 충분히 떨어진다.”
“12시간은 의미가 없고 16시간은 해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재 당뇨병 임상연구에는 ‘16시간을 넘어야 치료 효과가 시작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2026년 BMJ Medicine에 발표된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41개 무작위시험, 2,287명을 분석하면서 TRE의 식사창을 8시간 미만, 8시간, 8시간 초과로 구분했습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식사 가능 시간을 더 짧게 줄일수록 무조건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일관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하루 중 언제 식사를 시작하고 끝내느냐는 대사결과와 더 분명한 관계를 보였습니다.[5]
말하자면, 6시간 안에 먹으면 반드시 8시간보다 좋고, 8시간이면 반드시 10시간보다 좋은 것이 아닙니다.
16:8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편해 널리 알려진 하나의 TRE 방식이지, 당뇨병 치료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법의 숫자가 아닙니다.
더 오래 굶는 것만 목표가 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식사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져 필요한 열량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거나, 긴 공복을 견딘 뒤 한꺼번에 많이 먹는다면 숫자로는 “16시간 단식 성공”이지만 실제 식사관리는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3. 굶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에서는 뭐가 달라지는겨?
음식을 먹은 뒤에는 장에서 흡수된 포도당과 다른 영양소가 혈액으로 들어옵니다. 이에 맞춰 인슐린 분비와 에너지 사용·저장 과정이 달라집니다.
식사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는 줄어듭니다.
몸은 저장해 둔 에너지를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간은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저장된 글리코겐을 사용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포도당을 만들어 공급합니다. 공복이 길어지면 지방산을 연료로 사용하는 비중도 점차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식사 상태 → 15시간 59분 → 아무 변화 없음 → 16시간 → 지방연소 스위치 ON처럼 이해하면 안 됩니다.
대사는 이렇게 디지털 스위치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식후 상태에서 공복 상태로 가는 과정은 연속적으로 변합니다.
또 하나 흔한 설명이 있습니다.
가능한 기전 가운데 하나로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실제 사람 연구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제2형당뇨병 성인 14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3주 동안 하루 10시간 안에 먹는 TRE를 했을 때 공복혈당과 24시간 평균혈당이 개선되고 정상혈당 범위에 머문 시간도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정밀한 클램프 검사로 측정한 간과 말초의 인슐린 감수성은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고 간 글리코겐도 차이가 없었습니다.[7]
연구 규모가 매우 작고 기간도 짧기 때문에 이 연구 하나로 기전을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중요한 사실 하나는 보여줍니다.
TRE에서는 식사시간, 총섭취량, 체중, 일주기 리듬, 활동량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그래서 실제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좋아졌는겨?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실제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 TRE를 적용하면 혈당은 좋아질까요?
현재 가장 정확한 답은 이렇습니다.
2026년 7월 Diabetologia에 발표된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전당뇨병 또는 제2형당뇨병 성인을 대상으로 한 10개 무작위 대조시험, 599명을 분석했습니다. 평균 연구기간은 약 4개월이었습니다.[3]
전체 분석에서 TRE는 공복혈당을 평균 약 0.30 mmol/L 낮췄고 체중은 평균 약 1.6kg 감소시켰습니다.
제2형당뇨병 환자만 별도로 분석했을 때 공복혈당 감소는 약 0.48 mmol/L였습니다.
그런데 HbA1c에서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체적으로 HbA1c(바로가기)는 약 0.30%p 감소 방향을 보였지만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했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제2형당뇨병만 분석했을 때도 약 0.43%p 감소 방향이었지만 역시 통계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3]
연구진은 인슐린 감수성, 베타세포 기능, CGM(바로가기) 지표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3월 발표된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결과가 조금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12개 중재연구, 344명의 제2형당뇨병 환자를 종합했을 때 HbA1c는 평균 약 0.32%p, 공복혈당은 약 0.44 mmol/L 감소했고, TIR(바로가기)은 약 8.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4]
왜 두 메타분석 결과가 다를까요?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7월 Diabetologia 분석은 무작위 대조시험(RCT)만 포함했습니다. 반면 3월 메타분석은 RCT뿐 아니라 비무작위 중재연구도 포함했습니다. 포함된 연구와 대상자, 연구기간, 식사창, 분석방법도 다릅니다.[3][4]
그러므로 “한 논문은 맞고 다른 논문은 틀렸다”고 볼 문제는 아닙니다.
현재 근거 전체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이 정도가 지금 말할 수 있는 선입니다.
5. 그란디 혈당이 좋아진 게 오래 굶어서인겨, 그냥 덜 먹고 살이 빠져서인겨?
바로 이 질문이 이번 글의 핵심입니다.
TRE를 시작하면 단순히 공복시간만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밤 10시에 먹던 간식이 사라질 수 있고,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던 음식 섭취 횟수가 줄 수 있습니다.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하루 총섭취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2023년 JAMA Network Open 무작위시험에서는 비만을 동반한 제2형당뇨병 성인 75명을 세 군으로 나눴습니다.
한 군은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먹는 8시간 TRE, 한 군은 매일 섭취열량을 약 25% 제한하는 방식, 나머지는 대조군이었습니다. 연구기간은 6개월이었습니다.[6]
TRE군은 칼로리를 세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하루 에너지 섭취가 평균 약 313 kcal 줄었습니다.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체중은 약 3.6% 감소했습니다.
HbA1c도 TRE군과 열량제한군 모두 개선됐습니다. TRE군은 약 0.91%p, 열량제한군은 약 0.94%p 감소했지만 두 군 사이 HbA1c 개선 정도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6]
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TRE가 효과가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는 칼로리를 매일 계산하는 것보다 먹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섭취량이 줄어드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효과를 전부 “16시간 굶었기 때문에 생긴 독특한 대사효과”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실제 변화는
식사시간 단축
↓야식·간식 감소
↓총에너지 섭취 감소
↓체중 감소
↓혈당 개선
의 경로로도 상당 부분 설명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식사시간의 규칙성이나 공복시간, 일주기 리듬과의 정렬이 추가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연구에서는 이 요소들을 완벽하게 떼어내 어느 하나의 몫이 몇 퍼센트인지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6. 같은 8시간만 먹으면 아침부터 먹든 점심부터 먹든 똑같은겨?
여기서는 앞 글의 질문이 다시 등장합니다.
앞 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몸의 포도당 처리 능력은 하루 종일 완전히 똑같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TRE에서도 단순히 “몇 시간 먹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몇 시간을 하루 중 어디에 두느냐”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BMJ Medicine의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41개 무작위시험을 분석해 이른 시간의 TRE, 중간 시간대 TRE, 늦은 TRE 등을 비교했습니다.[5]
전체적으로 TRE는 일반적인 식사패턴과 비교했을 때 체중, 허리둘레, 공복혈당, 공복 인슐린 등 여러 대사지표를 개선했습니다.
특히 이른 시간대 TRE는 늦은 시간대 TRE보다 여러 대사지표에서 더 유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른 TRE는 늦은 TRE보다 체중이 평균 약 1.15kg 낮았고 공복 인슐린도 더 낮았습니다.[5]
반면 앞에서 본 것처럼 식사창 자체를 더 짧게 만드는 것의 우월성은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먹는 8시간과 정오부터 밤 8시까지 먹는 8시간은 시계로 계산하면 똑같습니다.
그러나 대사적으로 완전히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또 다른 극단으로 가서 “당뇨병이면 무조건 오후 4시 전에 저녁을 끝내야 한다.”라고 말할 근거도 아직 부족합니다.
ADA 2026도 음식 섭취 시각과 일주기 리듬을 중요한 연구영역으로 보고 있으며 이른 시간대 섭취의 잠재적 이점을 언급하지만, 아직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하나의 최적 식사시간이 확립된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1]
현실에서는 출근시간, 가족 식사, 운동, 수면, 교대근무, 복용약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7. 먹는 시간만 지키면 그 안에서는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겨?
TRE를 이렇게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식사관리에서는 이 설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제한한다고 해서 음식의 양과 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8시간 안에서 과도한 열량을 먹고,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많은 음식에 치우치고, 채소와 통곡물·콩류·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다면 “식사시간을 지켰다”는 사실 하나가 그 문제를 상쇄하지 않습니다.
ADA 2026은 당뇨병 식사관리를 특정한 하나의 식단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치료목표와 선호를 고려하면서 총열량과 영양의 질을 함께 보도록 권고하고, 비전분 채소, 통과일, 콩류, 통곡물, 견과류·씨앗류, 적절한 단백질원 등을 포함하는 식사패턴을 강조합니다.[1]
그리고 간헐적 단식과 TRE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단식하지 않는 시간, 즉 실제로 음식을 먹는 시간에도 건강한 식사의 기본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고 명시합니다.[1]
대한당뇨병학회 2025 진료지침도 장기간의 근거가 축적된 지중해식·채식·저지방·DASH 등의 식사패턴과 달리, 간헐적 단식은 아직 장기 임상결과에 관한 자료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합니다.[2]
8. 당뇨약 먹는디 그냥 16시간 굶어도 되는겨? — 약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section은 가장 중요합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아침식사를 늦추는 것과 혈당을 낮추는 약이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사람이 식사를 크게 줄이는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처럼 저혈당(바로가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치료를 사용하고 있다면 식사시간을 바꾸는 순간 약과 음식의 균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아침식사를 기준으로 약을 사용했는데 식사를 정오까지 미루거나 한 끼를 없앴다면 약물의 작용시간과 탄수화물 섭취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ADA 2026은 TRE나 간헐적 단식이 일부 당뇨병 환자에게 실용적인 식사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인슐린 또는 인슐린 분비촉진제를 사용하는 경우 단식 기간에 의료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명시합니다.[1]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처럼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주의를 권고합니다.[2]
여기서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단식은 무조건 위험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과합니다.
여러 임상시험에서는 적절한 대상자 선정과 약물 관리 아래 TRE가 시행됐고 심각한 안전성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연구들도 있습니다.[2][6]
그러나 이 사실을 “연구에서 안전했으니 약을 그대로 쓰면서 혼자 16시간 굶어도 된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연구가 비교적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상자 선정, 교육, 혈당 확인, 필요한 치료 조정이 있었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9. 누구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겨?
TRE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한 일부 제2형당뇨병 성인에게 TRE는 식사관리와 체중감량을 단순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불리할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섭식장애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 강한 시간제한은 음식에 대한 지나친 통제와 이후의 보상성 과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체중이거나 영양실조 위험이 높은 사람, 특히 식사량 자체가 부족한 고령자라면 식사창을 줄이면서 열량과 단백질까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임신·수유 중인 사람에게 체중감량 목적의 장시간 단식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 2025 진료지침은 간헐적 단식의 장기 안전성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절한 대상자가 선호하는 경우 의료진 감독 아래 개별적으로 적용하도록 설명합니다.[2]
또 하나 중요한 구분은 제1형당뇨병과 제2형당뇨병을 같은 근거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TRE의 혈당·체중 효과에 대한 비교적 많은 연구는 제2형당뇨병이나 전당뇨병에 집중돼 있습니다.
제1형당뇨병에서는 외부에서 공급하는 인슐린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공복시간 자체보다 기저 인슐린, 식사 인슐린, 활동량, 저혈당 위험의 균형이 훨씬 중요합니다.
10. 그럼 나는 해볼 만한겨? — ‘16시간 성공’보다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당뇨병인데 16시간 굶어도 되는겨?”
누군가에게는 가능하고, 실제로 편리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16시간이라는 정답은 없습니다.
TRE를 시도한다고 해도 성공 여부를 “오늘 16시간을 견뎠다.”로 평가하면 안 됩니다.
봐야 할 것은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공복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식사를 시작한 뒤 식후혈당이 오히려 크게 상승하지는 않는지, 저혈당이 생기지는 않는지, 체중 변화가 적절한지, 긴 공복 뒤 폭식이 반복되지는 않는지, 필요한 열량과 단백질·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지, 그리고 이 방식이 일상생활에서 계속 유지 가능한지를 봐야 합니다.
CGM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평균혈당 하나보다 TIR과 저혈당 시간, 시간대별 반복 패턴을 함께 보면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오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TRE를 했더니 야식과 간식이 줄고 총섭취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해 체중과 혈당이 좋아졌다면, “공복시간 자체의 특별한 효과가 아니었으니 실패했다.”라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당뇨병 관리의 목표는 특별한 단식 기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실제 건강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엄격한 최신 RCT 메타분석에서는 TRE가 공복혈당과 체중을 개선한다는 근거가 확인됐지만, HbA1c와 CGM·인슐린 감수성 효과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았습니다.[3]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HbA1c와 TIR 개선도 관찰됐습니다.[4]
ADA와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TRE를 무조건 금지할 식사법으로 보지는 않지만, 기존의 검증된 건강한 식사원칙을 대신하는 만능요법으로 보지도 않습니다.[1][2]
그리고 아직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연구들은 대체로 규모가 작고 관찰기간도 짧거나 중간 정도입니다.
TRE가 몇 년 뒤에도 효과를 유지하는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신장·눈·신경 합병증, 사망과 같은 장기 임상결과까지 줄이는지는 현재 근거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2][3]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16시간은 마법의 숫자가 아닙니다.
오래 굶는다고 당뇨병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TRE가 아무 의미 없는 유행 식사법인 것도 아닙니다.
일부 제2형당뇨병 환자에게는 복잡한 칼로리 계산 대신 하루의 식사시간을 단순하게 정하는 것이 더 실천하기 쉬운 방법이 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야식과 총섭취량이 줄어 체중과 공복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에서는 한 가지 기준이 반드시 더 붙습니다.
더 WELL할 수 있도록.
Eatiwell이 함께하고 응원합니다.
참고문헌 및 자료
-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Professional Practice Committee for Diabetes. 5. Facilitating Positive Health Behaviors and Well-being to Improve Health Outcomes: Standards of Care in Diabetes—2026. Diabetes Care. 2026;49(Suppl 1):S89-S131. doi:10.2337/dc26-S005. 원문
- Kang S, Kang SM, Choi JH, et al. 2025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Diabetes Management in Korea: Recommendation of the Korean Diabetes Association. Diabetes Metab J. 2025;49(4):582-783. doi:10.4093/dmj.2025.0469. PMID: 40631460.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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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 X, You J, Xia T, Xu R. Effects of time-restricted eating on people with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Diabetol Metab Syndr. 2026;18(1):124. doi:10.1186/s13098-026-02138-8. PMID: 41803962. PubMed
- Chen YE, Tsai HL, Tu YK, Chen LW. Effects of timing and eating duration of time restricted eating on metabolic outcomes: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BMJ Med. 2026;5(1):e001071. doi:10.1136/bmjmed-2024-001071. PMID: 41586347. PubMed
- Pavlou V, Cienfuegos S, Lin S, et al. Effect of Time-Restricted Eating on Weight Loss in Adults With Type 2 Diabete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2023;6(10):e2339337. doi:10.1001/jamanetworkopen.2023.39337. PMID: 37889487. Pub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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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개인의 당뇨병 유형, 혈당 상태, 영양상태와 사용하는 약물에 따라 단식의 안전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인슐린이나 저혈당 위험을 높이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식사시간을 크게 변경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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